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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표류기 2부

28일 표류기 조회 수 8742 추천 수 1 2003.08.24 04:02:18
그렇다.. 그렇게 나의 대학시절 첫 여름방학의 멎진 추억이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간만에 보는 식구들과의 해후 .. 객지에서 고생하느라 굶주린 배를 채워줄 맛난 밥을 생각 하며 버스를 내려 수유역에서 당시 살던 번동 까지.. 힘차게 걸어 갔다... (원래는 마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길이지만 시간이 늦어 끈긴후였다..)

그런데 그날 따라 여름밤은 날씨도 시원하기도 하지... 분위기 마저 음산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문득 방 창문을 보니 그리 늦은시간은 아닌데 불이 꺼져 있었다.. 거의 그 시간대면 방에서 TV 보는 불빛이 파랗게 새어나오고 있을 때였는데 . 엄마랑 누나랑 다들 자나. 싶었다... 그러나 집쪽으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좀더 이상한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꼬리뼈를 스치며 다시 쭉 올라와 뒷통수를 치는 느낌... 그랬다.. 그창문은 아예 창틀이 없었다.. ( 이게 무슨일인가 불이라도 났나. 불안초조.)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들어갔다..

문은 당근 벌러덩 열려 있었고 , 집 안으로 들어간 나는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져 않아 버렸다..집안에 있던 가구, 가제도구등 하나도 없었고 벽지는 전부 뜻어져 시멘트 벽이 드러나 있었고, 방바닥은 장판까지 뒤집어까있어서 퀘퀘한 곰팡이 냄새까지.. 세상에 이런일이... 나의 머리속은 부팅되다 강제 종료 시킨 컴퓨터 같이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다 멈춰버렸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사태 파악에 들어간 나의 결론은... 그렇다.. 식구들이 이사 간 것이다..( 쿵~~~~~ , 배경음악)
당시 그곳은 재개발 지역이었고. 이사가야 한다는 얘기는 듣고 있던 참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지난 일주일 아니 열흘정도 인가. 사이에 .. 이런일이. 식구들에게 연락안하고 놀러 다니는데 정신팔려 있던 게 잘못이었고.. 그렇다고.. 쪽지라도 써 놓지..흐흑. 누구를 원망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부터 어째야 되는가.? 어느덧 시간은 1 시 정도 된것 같았다.. 다시 머리를 굴렸다.. 당시 가진돈은 보컬형이 줬던. 토큰하나가 전부였다..일단 학교로 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직 버스는 없다.. 아침까지 어떻게 버틸것인가 배는 고파 뒤지 겠고.. 날도 흐린 여름 밤이라 으실으실 추워지기는 하는데 . 쉴 곳도 없고. 난 막막 했지만 눈물을 먹음고 용기를 냈다..
일단 추위를 이기기위해 따뜻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주위는 거의 동네 전체가 귀신나오는 흉가였다.
이곳 저곳을 뒤지다 우리 옆집에 같이 세들어 살던 집에서 버리고 간 두꺼운 겨울 솜이불을 찾았다.
그리고 마당에 있던 수도꼭지에서 물로 쓰린 배를 채우고, 그 곰팡네 나는 이불을 덥고 첫 닭이 울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럿던가.. 그놈의 모기.. 안그래도 씻지 못해 근지러운데 온 동네 모기들이 유일한 식량인 나에게 달려들어 도저히 잠들수가 없었다.
잠이 안오니 별의 별 생각이 다나고 무섭기도 하고. 이대로 잠들었다간 새벽이 오기전에 과다 출혈로 눈을 뜨지 못하게 될것 같았다.. 계획을 수정했다.

그래! 잠들면 죽는다.. 일단 나가자.. 걷자.. 몇시간 만 버티면 첫차가 오겠지.. 난 마을 버스길을 거슬러 걸었다. 수유역까지 가서 버스길을 따라 가다가 첫차를타고 학교로 갈생각 이었다. 찌뿌등한 몸을 이끌고 일어나서 겉기시작했다..
터벅 터벅 그렇게 걷고 걷다가 큰 길이 거의 나왔을 때쯤인가.. 무료하게 걷고 있는데 반갑게도 강아지 한마리를 만났다..
전부터 강아지 한마리 키워보는게 바램이었던 나는 안그래도 외로운데 저 녀석이랑 놀면서 몇분 때워보려고 녀석을 불렀다.
"쭛쭛쭛 에이~ 얼얼얼~~" (개 부르는 소리 표현 잘 안되네..) 왠만한개들은 날 다들 좋아하는데, 녀석이 날 보자, 못 볼걸 봤다는 시선으로 놀라며 도망치는 것이다.. 참나.. 개도 거들떠 보지 도 않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녀석이 날피해 길을 건너다.. 맞은 편에서 오던 택시에 치었다.. (그 끔직한 광경이라니..) 나랑 노느니 죽는게 낮다고 생각한걸까..

암튼 녀석은 쓰러져 고개를 몇번 까딱 까딱 하더니.. 금새 조용해졌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재수 없다는 듣, 차를 빼서 가버리고, 난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오늘 별꼴을 다 당하는구나.. 더 얼이 빠진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햇고.. 수유역에 도착 전철길을 따라, 19 번 버스가 가는 길데로 걸어갔다.. 수유 , 미아 , 미아삼거리.. 미아역 쯤 갔을까.. 이제 비까지 오기 시작한다.. 이제 놀랍지도 않다..

꼬이고 또꼬이고 비를 피하러 건물 입구 계단 같은데를 찾아 보면 그곳은 항상 먼전 나온 선배들차지가 되어있엇다.. (선배 = 걸뱅이)

미아역 지하 입구에 들어 갔을때도 한 분 계셔서 그냥 나오고,, 그렇게 미아 삼거리역 숭인시장 앞까지 왔다.. 재래 시장인 숭인시장은 위가 천막으로 전체가 다 막혀있다 . 그곳으로 들어가서 비를 좀 피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둠속에 빛 줄기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뭐시냐면. 새벽녁이 되니까 시장 떡볶이 집에 떡복이 떡이 배달되있는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아직 가게 문열기전인데 떡배달이 먼저와서 문앞에다가 배달해 놓는 모양 이었다. 별다른 보안장치없이..^^ 그야 말로 이게 웬 떡이냐.. 나는 미친들이 달려가 떡한덩이를 잡고 가방에 넣었다.. 그때 한참 들고 다니던 옆으로 길게 치렁치렁 매는 가방.. (요즘에 다들 쌕 이 유행이지만 당시는 그게 더 잘나 갔다.)

그리고 는 시장안을 두리번거리며 가방속에서 떡복이 떡 한 줄거리를 찍~~~ 뜯어 물고 비를 피하며 첫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19 번 첫차가 오고 나는 당당하게 있던 토큰하나를 내고 가방엔 남은 떡을 싫고 학교로 향햇고 담넘어 동아리 방으로 들어가 당시 굴러다니던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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